재림교회에 대한 질문과 답변

재림교인들에게 묻는다

사람이 죽으면 육체는 사라지지만 영혼은 천당과 지옥으로 간다고 우리는 교회에서 배웠습니다. 재림교회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된다고 가르칩니까?

영혼 불멸 문제는 안식일 문제와 함께 재림교회가 다른 교회와 크게 다른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그것은 성경적 가르침이 아닙니다. 성경은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전체가 다 흙으로 돌아가며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합니다(창 3:19; 전 9:5; 시 6:5; 104:29;115:17; 욥 14:10-12; 겔 18:4). “주께서 저희 호흡(rûach)을 취하신즉 저희가 죽어 본 흙으로 돌아가나이다”라고 한 시편 104:29의 말씀이 그것입니다.

그리스도교의 가장 핵심적인 교리 중 하나가 부활입니다.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 죽어 있던 성도들이 무덤을 깨뜨리고 부활하여 함께 하늘로 간다는 사상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소망에 찬 교리입니다. 죄로 인하여 절대적인 무(無) 즉 흙으로 돌아가 버린 사람의 육체가 불멸의 몸을 입고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부활의 참된 의미입니다. 그러나 영혼이 살아서 천국과 지옥으로 간다고 믿으면 부활의 의미는 사라집니다. 이미 천국에 살고 있는 영혼이 무엇을 위해서, 무슨 이유로 어떻게 부활한다는 것입니까?

만일 사람이 죽어서 천국과 지옥으로 간다면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 부활은 필요 없게 되고 맙니다. 이미 천국과 지옥으로 분류되어 살고 있는 사람들이 다시 부활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부활이 필요 없게 되면 예수님의 재림도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됩니다. 재림의 최대 사건이 부활이기 때문입니다. 부활이 없으면 심판도 필요 없게 됩니다. 이미 천국과 지옥으로 분류되어버린 사람들을 다시 심판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천국과 지옥으로 가는 것을 믿는다면 그리스도교의 많은 교리가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무서운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낙원이라는 곳에 대기하고 있다가 재림 시 육체가 부활하면 그 육체와 연합하여 비로소 천국으로 간다는 주장도 성경 상 전혀 근거가 없는 황당한 생각입니다. 영혼만 모여 있다는 낙원이라는 곳은 도대체 어떤 세상이겠습니까? 귀신들만 사는 곳입니까?

우리 몸을 영과 육으로 나누는 것을 이분설(dichotomy)이라 하고 영(spirit)과 혼(soul)과 육(flesh)으로 나누는 것을 삼분설(trichotomy)이라 합니다. 이분설과 삼분설은 그리스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초대 교부들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졌던 사상이었습니다. 이분설은 어거스틴을 비롯하여 중세 교회들에 의하여 지지를 받았습니다. 상당수의 주석이 인간에게는 육체와 영혼 두 요소가 있는데 핍박자들은 하잘것없는 육체를 죽일 수는 있지만 불멸하는 영혼만은 멸할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과연 성경이 학자들의 주장대로 인간의 영혼이라는 것을 육체와 독립하여 인정하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신은 그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고 한 전도서 12:7의 말씀은 마치 죽은 후에 영혼이 하나님께로 가는 것 같지만 여기서 신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루아흐(rûach)라는 말도 별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호흡”, “바람”이라는 뜻입니다. 루아흐는 대부분 바람, 호흡, 영 등으로 번역됩니다. 시편 104:29의 호흡과 전도서 12:7의 신이란 말의 히브리어 원어가 똑같이 루아흐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러므로 “신은 그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말은 사람이 죽으면 그 호흡이 끊어져서 그 호흡을 주신 분 즉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영혼이라고 번역된 구약의 루아흐는 존재하는 인간 전체를 의미합니다. 그것은 불멸하는 어떤 물질이 아닙니다.

영혼불멸설에 의하면 영혼은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야지 죽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에스겔서 18:4에는 “범죄 하는 그 영혼이 죽으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영혼(루아흐)을 범죄 하는 인간 전체로 본 것입니다. 성경에는 우리 육체에서 분리되어 독립적인 실체를 가지고 있는 불멸의 영이나 혼의 존재에 대해 언급하는 구절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인간 존재의 다양함을 어떤 단어를 써서 나타내든지 그것은 전인적인 하나의 존재를 가리킬 뿐입니다.

신약 성경에서 사용되는 영(spirit)이란 말은 헬라어로 프뉴마(πνεῦμα)인데 프뉴마 역시 구약의 루아흐와 마찬가지로 “바람” 또는 “호흡”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혼(호흡) 없는 몸이 죽은 것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야고보서 2:26의 말씀도 같은 뜻입니다. 혼이란 말의 헬라어 프쉬케(ψυχή)는 신약에 40번 쓰였는데 호흡이나 목숨 혹은 생명의 뜻으로 쓰였으며(마 2:20; 6:25;16:25) 단순히 사람 전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행 7:14; 26:37). 신약 성경 어디에도 영(프뉴마)이나 혼(프쉬케)을 육체와 독립되어 실재하는 어떤 것으로 나타내지 않습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23에 대한 그랜드 주석의 다음과 같은 설명은 적절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바울이 본 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성도들 삶의 전 영역이, 더 본질적으로는 성도의 존재 자체가 전체성을 이루어 통일성을 보전하는 가운데 성화되기를 원했던 것이지, 인간을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들을 밝히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그랜드 주석, 15: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