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교회에 대한 질문과 답변

재림교인들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재림교회는 로마서 8장의 “영과 육”이란 말을 어떻게 해석합니까?

로마서 8장에서 바울이 말하는 육과 영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육체와 영혼의 이원론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죄 된 삶과 영적 삶의 비교인가?

바울은 로마서 8장에서 육(肉)과 영(靈)을 날카롭게 비교하고 있습니다. 육신을 좇는 자는 육신의 일을 하고 영을 좇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합니다(8:5).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입니다(8:5).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습니다(8:7, 8).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8:13).

그러나 하나님의 영이 우리 안에 거하시면 우리는 육신에 있지 않고 영에 있는 것입니다(8:9).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인해서 죽은 것이지만 영은 의를 인하여 산 것이 됩니다(8:10). 영이 우리 안에 거하시면 그 영으로 말미암아 우리 죽을 몸도 살게 될 것입니다(8:11).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그들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것입니다(8:14).

그렇다면 바울은 육을 악이라고 보고 영은 선하다고 생각하는 헬라의 이원론을 받아들인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헬라 철학자들은 육은 영의 무덤이며 빨리 벗어나야 할 악으로 보았지만 바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바울 서신에 보면 바울에게 있어서 육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필수적인 것이며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입니다(고전 3:16; 6:19). 교회도 인간의 육체(몸)로 비유되었으며(엡 1:23), 고린도전서 15장은 인간이 육체로 부활하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울에게 있어서 육이란 무엇입니까?

먼저 바울이 그의 서신에서 육(σάρξ)이라는 말을 쓸 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기로 합시다. 육의 개념을 찾을 수 있다면 그 반대되는 것이 바울이 말하는 영의 개념일 것입니다.

1) 사람의 몸 혹은 육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바울은 자기 “육체에 가시”가 있어서 그것을 벗어나기 위하여 세 번이나 간구하였다고 말합니다(고전 12:7, 8). 또한 갈라디아 교회에 편지하면서 “너희를 시험하는 것이 내 육체에 있으되 이것을 너희가 업신여기지”(갈 4:14)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골로새 교인들에게 편지하면서는 “육신으로는 떠나 있으나 심령(마음)으로는 너희와 함께”(골 2:5)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 바울이 말하는 “육체”는 보통 쓰이는 대로 인간의 몸을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사람의 삶 즉 인간으로서 살아 있는 것을 말한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장가가고 시집가는 것이 죄짓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람들은 “육신에 고난”(고전 8:28)이 있을 것이라고 권면합니다. 이런 경우에 바울이 사용한 육체는 “사람의 삶”을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인간적으로는”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그리스도는 “육신”(롬 1:3)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습니다. 율법의 행위로는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롬 3:20)가 없습니다. 바울은 “육체의 상전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께 하듯”(엡 6:5) 하라고 권면하며 또한 할례당을 경고하면서 “나도 육체를 신뢰할”(빌 3:4)만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육체”란 인간적인 여러 가지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인간의 연약함, 죄 된 존재, 옛 사람을 말한다(롬 8장).
위에서 살펴본 대로 로마서 8장에서 바울이 말하는 “육”이란 바울의 독특한 용어로서 단순히 인간의 육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기 전의 죄 된 인간 존재를 총체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육신에 있을 때에는” “죄의 정욕이 우리 지체 중에 역사하여 우리로 사망을 위하여 열매를 맺게”(롬 7:5) 하는 것입니다. “육신에 속한” 사람은 “죄 아래 팔린”(롬 7:14) 사람입니다.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하나님과 원수가 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습니다(롬 8:6-8). 즉 육신에 있다는 것 혹은 육신에 속했다는 것은 죄의 권세 아래 있다는 말이며 아직 옛 사람에 속해 있다는 말인 것입니다.

“육에 속한 사람”이 죄 된 인간의 총체적 존재 즉 “옛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면 “영에 속한 사람”은 그 “옛 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사람”이 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영의 사람이 되려면 우리 “옛 사람”(롬 6:6)을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이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갈 5:24)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육체”라는 말을 다양한 뜻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로마서 8장에서의 육체는 영과 반대되는 말로서 인간의 육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기 전의 죄 된 인간 존재를 총체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영은 그리스도 안에 사는 사람들의 총체적인 상태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육과 영도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육이란 그리스도를 떠난 인간의 모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