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교회가 십계명을 준수한다고 하면서도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 아닙니까?
기독교 서점에 가면 “십계명 해설”이라는 책이 여러 종류 출판되어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의 삶의 규범이 되는 십계명을 하나하나 해설한 책입니다. 다른 계명은 해설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상당수의 기독교인이 순종하지 않는 네 번째 계명 즉 안식일 계명은 어떻게 해설하고 있을까요?
십계명을 해설한 책들의 넷째 계명 해설 내용은 모두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는 안식일의 중요성입니다. 그리고 제2부는 그렇게 중요한 성경상 안식일을 왜 지키지 않고 일요일을 지키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교문사에서 출판한 “십계명 해설”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저자는 제4계명을 해설하면서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안식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제1부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몇 문장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10계명을 주시기 오래전부터 벌써 안식일을 지키게 하셨던 것입니다. 안식일은 성별된 날입니다. 안식일은 다른 날과 같지 아니합니다. 하나님은 그날을 특정한 날로 만드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다른 날처럼 안식일을 다룬다면 그것은 하나님께 범죄 하는 것이 됩니다(79쪽). 그러므로 하나님이 세우신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기에 힘써야 할 것이요 제4계명은 가장 중요한 계명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84쪽).
저자는 참으로 안식일의 중요성을 잘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안식일 계명이 계명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2부에서 시작됩니다. 제2부의 제목은“안식일과 주일”입니다. 즉 제2부는 그렇게 중요한 안식일을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이 왜 지키지 않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답변인 것입니다. 저자는 거기에 대하여 분명한 대답을 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러고는 오늘날 교회에서 성경상 안식일 대신에 일요일을 지키는 이유는 교리문답 59조에 나와 있다고 대답합니다. 다시 말하면 성경에서는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없으며, 성경 외의 교리문답이나 신앙고백에서 찾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교리문답 59조는 우리 신앙의 근본이 될 수 없습니다.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가톨릭은 무엇이라고 설명합니까? 박도식 신부가 쓴 『천주교와 개신교(서울: 가톨릭 출판사, 1997)』라는 책 72쪽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습니다.
박 신부: 예 먼저 하나 물어보겠어요. 개신교에서는 일요일을 주일로 지내고 있지요? 성경 어디에서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습니까? 성경에서는 분명히 안식일을 주장했고 안식일은 토요일입니다. 어찌하여 성경에도 전혀 (근거가) 없는 일요일을 주일로 지내고 있습니까?
송 양(개신교): ??
박 신부: 성경에는 그런 말(일요일을 지키라는 말)이 전혀 없습니다. 일요일을 주일로 지내는 것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일요일을 신약 시대의 중 심일로 생각하고 사도들이 정한 것입니다. 이런 전통은 가톨릭에서가 아니면 어느 종파에서도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위의 글은 그리스도인들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만으로 살아야 되기 때문에 성경에 없는 교리들(마리아 숭배 등)을 가지고 있는 가톨릭은 틀렸다는 개신교의 주장에 대한 가톨릭 측의 반박입니다. 교회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성경 말씀에만 순종하려면 안식일을 지켜야 맞지, 왜 전혀 성경적 근거가 없는 일요일을 지키면서 그런 주장을 하느냐는 비난인 것입니다. 일요일 준수는 가톨릭이 교회의 권위로 그렇게 변경하였기 때문에 교회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오직 성경만을 주장하는 개신교는 일요일 준수를 하면 안 되며, 스스로 모순에 빠지게 된다는 박 신부의 설명은 반박할 수 없는 주장입니다.
우리는 위에서 성경상 안식일 대신 일요일을 주일이라고 부르며 준수하는 이유에 대하여 개신교 측의 답변과 가톨릭의 답변을 들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교리문답 59조에 근거한 개신교의 답변이나 교회가 교회의 권위로 안식일을 일요일로 바꿨다는 가톨릭의 주장은 둘 다 성경적이지 못하며 정직한 그리스도인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계시로 된 성경 말씀은 엄숙한 것이어서 어떤 인간도 바꿀 수 없습니다. 계시에 손을 대는 그 순간 그것은 종교로서의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계 22:18, 19).